서울 한복판, 가장 고요한 공간인 '종묘' 앞이 시끄럽습니다. 낙후된 세운지구를 개발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입장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의 경관을 해치면 안 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과연 고층 빌딩이 들어서면 종묘는 세계유산 지위를 박탈당하게 될까요? 양측의 논리와 쟁점을 직접 뜯어보았습니다.
도심 흉물 vs 신성한 공간의 충돌
종로3가역에서 내려 세운상가 주변을 걸어보신 적 있나요? 낡은 공구 상가와 비좁은 골목길을 보며 "여기도 개발이 필요하긴 하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바로 옆 종묘의 돌담길을 걸으면 "이 고즈넉함이 깨지면 안 되는데"라는 걱정이 동시에 듭니다.
최근 서울시가 이 지역(세운지구)을 고밀도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문화재청(국가유산청)의 심의 기준과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습니다. 단순한 땅값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직결된 이 논란, 감정이 아닌 팩트로 접근해 보았습니다.
핵심 쟁점: '높이 규제'와 유네스코
싸움의 본질은 결국 '건물 높이'입니다. 종묘 정전에서 남쪽을 바라봤을 때, 고층 빌딩이 툭 튀어나와 신성한 경관(View Axis)을 가리느냐 마느냐가 관건입니다.
| 구분 | 기존 규제 (문화재 보호) | 서울시 개발안 (변화) |
|---|---|---|
| 높이 제한 | 문화재 앙각 규정 적용 (낮게) | 최고 30층 이상 허용 추진 |
| 목표 | 역사문화환경 보존 | 녹지축 확보 및 도심 활성화 |
| 우려 사항 | 재산권 침해, 슬럼화 | 세계유산 등재 취소 위험 |
*서울시는 건물을 높게 짓는 대신, 1층을 비워 녹지(Green)를 만들겠다는 '녹지생태도심'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개발해도 된다" vs "안 된다" 논리 비교
양측의 주장을 뜯어보면 각자의 명분이 확실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 낙후된 도심: 세운지구는 40년 넘게 방치되어 화재 등 안전 위험이 크고 도심 경쟁력이 떨어짐.
- 녹지 확보: 건폐율을 낮추고 높이를 올려, 지상부를 공원으로 만들어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더 이득임.
- 스카이라인: 멀리 떨어진 곳의 높이를 올리는 것은 종묘 경관에 치명적이지 않음.
- 세계유산 가치 훼손: 종묘는 건축물뿐만 아니라 주변 경관과 제례 의식의 '엄숙함'이 핵심 가치임. 고층 빌딩 숲은 이를 파괴함.
- 유네스코 권고 위반: 유네스코는 개발 계획이 유산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평가(HIA)하라고 강력히 권고함.
해외 사례로 본 '등재 취소' 가능성
"설마 아파트 좀 짓는다고 세계유산이 취소되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영국의 리버풀(Liverpool) 사례입니다.
리버풀은 항구 재개발을 추진하다가 "역사적 경관이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되었다"는 이유로 202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서 완전 제명(Delisted)되었습니다. 이는 종묘 재개발 논란에서 가장 뼈아픈 반면교사로 언급됩니다. 유네스코는 '개발' 자체를 반대하진 않지만,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해치는 개발에는 매우 엄격합니다.
개발 계획이 확정되기 전, 영향평가(Heritage Impact Assessment)를 얼마나 철저히 하느냐가 관건입니다.
2025년 서울시의 타협안은?
현재 서울시는 종묘 바로 앞구역은 높이를 낮게 유지하고, 퇴계로 쪽으로 갈수록 높이를 올리는 '경사형 높이 계획'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 역사문화축 보존: 종묘에서 남산을 바라보는 시각적 통로(Visual Corridor)는 최대한 비워두는 방식입니다.
- 심의 통과 여부: 국가유산청 문화재위원회 심의가 최종 관문이며, 여기서 부결될 경우 사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 서울시는 낙후된 세운지구에 고층 빌딩과 녹지를 조성하는 재개발을 추진 중입니다.
- 종묘 앞 고층 개발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취소 위험(리버풀 사례)이 있습니다.
- 결국 '종묘 앞은 낮게, 뒤는 높게' 짓는 타협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동산 투자를 고려한다면, 문화재 심의 결과에 따라 사업 속도가 5년 이상 차이 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본 콘텐츠는 2025년 11월 21일 기준의 서울시 도시계획 및 관련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성 글입니다. 부동산 개발 계획은 정부 정책과 문화재 심의 결과에 따라 언제든 변경, 지연, 취소될 수 있으므로 투자 및 의사 결정 전 반드시 해당 관청의 최신 고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보도자료
- -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 심의 가이드라인
- - UNESCO World Heritage Centre Reports